모든 영화 속 인물들이 <섹스 & 시티> 언니들처럼 쇼핑을 즐기는 건 아니다. 트렌드를 쫓느냐, 거부하느냐도 캐릭터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자신만의 룰 안에서 패션을 소화해버린 4명을 찾았다. 남다른 패션 덕분에 인상도 강렬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안톤 쉬거
실용적인 데님 한벌>> 작업복에 가까운 청재킷과 청바지는 안톤 쉬거가 [질긴] 것을 좋아한다는 걸 드러낸다. 데님은 작업(?)이 며칠이 걸리든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소재다. 그러나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머리카락 한 올 삐져나오지 않고, 재킷의 소매를 정확하게 접혀 있다. 그는 상대방에 외모에서 어떤 흐트러짐도 느낄 수 없도록 완벽한 매무새를 유지한다. 외모의 흐트러짐과 마음의 흐트러짐이 일치하는 사나이.
스타일링 팁>> 거친 느낌의 블루블랙 데님 한 벌은 몸을 옥죄듯 딱 맞아야 한다. 단발머리는 거울보고 우스워질 때까지 싹둑싹둑 자르는 게 포인트. 끝을 헤어드라이어로 가볍게 말아준 뒤 헤어스프레이로 고정한다. 머리가 흐트러질 정도의 액션은 절대 하지 않는다.
<데어 윌 비 블러드> 대니얼 플레인뷰
모자>> 모자는 당시 남자들의 필수 아이템. 개인의 직업과 계급을 드러내는 표현수단이기도 했다. 플레인뷰의 브라운 계열 중절모는 늘 깨끗하게 손질이 되어 있다. 그에게 모자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런 맥락이라면, 교회에서 모자를 벗어야 한다는 설정은 꽤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스타일링 팁>> 헌옷 수거함에서 사이즈만 대충 맞춰 어둔 색으로 대충 골라 입으면 플레인뷰의 작업복 완성. 앞서가는 사업가 모드일 때는 재킷, 조끼, 셔츠를 갖춰 입는다. 넥타이보다 시계가 더 중요하다. [무심한 듯 바쁜] 인상을 주기 위해 옷에 약간 주름이 져 있어야 한다.
<달려라! 타마코> 타마코
경계의 헬멧>> 경계심 강한 타마코는 외출을 할 때면 철공소를 하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헬멧을 쓴다. 뇌를 보호하는 헬멧은,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고집의 표현으로 보인다. 또한 타마코의 헬멧은 [여자/남자]의 성별를 초월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남자들이 애용하는 헬멧이 여자아이와 만나 편견을 깨는 촉매로 작용한다.
언제나 장화>> 밖에 나가 돌아다닐 때 소나기라도 몰려올까봐 꼭 장화를 신는다. 헬멧에 장화로 세상과 맞설 수 있는 전투복 완성. 장화는 못 생긴 종아리를 가려준다는 장점도 있다.
스타일링 팁>> 몸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캔디 컬러 원피스 및 니트류 의상 겹겹이 입기. 심한 레이어드이기 때문에 뚱뚱해보일 위험이 있다. 마른 자만이 완벽하게 소화 가능한 패션.
<바보> 승룡이
점퍼>> 직접 산 것도 아닌, 누군가 오래전 물려준 느낌의 빛바랜 점퍼. 색감과 디자인 때문에 초등학생이 입었던 점퍼를 떠올리게 만든다.
부스스 꼬락서니>> 머리를 며칠 동안 안감은 듯, 과도하게 자연친화적인 승룡이 머리. 전혀 멋있지 않은 만화의 머리를 그대로 재현했다. 씻지 않아 더러운 얼굴, 마구 늘어난 [추리닝], 촌스러운 스웨터 등 일상적인 비호감 요소들이 총집합되어 있다.
스타일링 팁>> 오래 입어 늘어나고 지저분한 의상이 필수. 잘 벗겨지는 신발도 필요하다. [깔끔한] 무언가는 절대 걸치지 않는다. 홈리스와 구분하기 위해서 개인적 색감 취향이 녹아있는 의상을 골라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