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빅기자들의 영화이야기/홍수경 기자

<마더> 스틸 첫공개!



한창 촬영 중인 봉준호 감독의 <마더> 스틸이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촬영 현장도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예정이 불분명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사진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홍경표 촬영감독과 첫 작업이네요. 미술은 <살인의 추억><괴물>에 이어 류성희 감독이 맡았습니다. 스타일리시한 냄새가 팍팍 풍겨오는 스태프진입니다.

보도자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죄와 벌>의 모자 버전 같네요.
김혜자는 살인사건에 휘말린 착하고 어리숙한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오직 '모정'이라는 무기 하나로 홀로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를 연기한다...

...원빈. 스물여덟 나이에 다 자란 어른임에도 아버지 없이 단 둘이 살아가는 어머니의 애간장을 태우던 아들인 그는 어처구니 없이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나이답지 않게 선량함과 순진함이 공존하는 캐릭터이자 스스로 풀 수 없는 상황 속에 갇힌 인물을 연기하는 것. 아들을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길을 나서는 강렬한 모정에 관객을 공감하게 하고 동참시키는 것은 그의 몫인 셈이다...

살인사건에 휘말린 아들을 위해 작고 나약한 몸뚱이로 홀로 세상과 맞서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

영화의 방향을 조금 더 추측할 수 있는 실마리는 제가 올해 칸영화제에서 가졌던 <도쿄!> 관련 인터뷰 중 한 소절입니다. 본지에는 실린 적이 없네요.
Q: <도쿄!>에서 대상을 대하는 변화가 느껴진다. 이전까지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메시지가 강했는데 이젠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 같다.
A: <마더>도 아마 그럴 것이다. <마더>는 엄마가 아들에게 되게 집착하는 이야기다. <괴물>은 미국까지 포함해 여러가지 풍자의 전시장 같았는데(웃음) 이제는 그런 게 싫증난다. 의도적으로 방향이나 좌표를 설정하는 건 아니고 그때 그때 충동에 충실하고 싶다. 지금은 그런 충동이 있는 것 같다.
(중략)
Q: <도쿄!>의 실내 카메라워킹이 <마더>에도 영향을 미칠까?
A: <마더>는 사실...어떻게 되려나.(웃음) 이야기가 감정의 강도가 강하다. <도쿄!>랑 비교할 수 없이 강하다. 사람을 그냥 찌르는 게 아니라 찌르고 나서 몇 바퀴 돌린달까. 창자째 확 빼내는 셈인데 어떻게 감당해야할지.(웃음)


주변에 시나리오를 읽어본 관계자들은 "봉준호가 정점에 올라섰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블랙코미디의 세계를 떠난 봉감독의 영화는 어떻게 변해갈까요? 마틴 스코시즈가 될까요,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될까요? 비유가 필요치 않을지도요. 인간에 더 깊게 다가선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연출을 어서 빨리 느껴보고 싶군요. <마더>의 새로운 소식을 계속 발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