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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빅기자들의 영화이야기/안영윤 기자

커버스토리 <숙명> 권상우

<숙명> 권상우
나는 솔직한 남자, 권상우다
권상우는 거침없이 시원스럽다. 솔직하고 담백하다. 빙빙 에둘러 말하거나 조심스레 말을 고르는 것은 권상우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에게는 걸어가야 할 좌표도 분명하다. 부러운 건 부럽고, 하고 싶은 건 하고 싶고, 아닌 건 아닌 거다.
독한 남자
참 독하다. <숙명>에서 만난 권상우, 아니 그가 연기한 조철중은 참 지독한 인상파 사나이다. 그는 한 번도 활짝 핀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빈틈이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친구도, 의리도, 위아래도 없다. 끊임없이 두들겨 패고 두들겨 맞지만 좌절하거나 포기할 줄 모른다. 세상은 비정하고, 삶은 단 한 번뿐이지 않은가. 철중은 제대로 한 번 폼 나게 살아보고자 안간힘을 쓰고,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해서든 이루기 위해 발버둥치는 다혈질의 사나이다. 남들은 그를 피도 눈물도 없는 생양아치, 또라이, 배신자라 부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뿐인 여동생의 결혼 생활을 건사하고, 말끝마다 욕을 달고 살고, 상황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더욱 독해지기 위해 발악하는 그의 모습은 왠지 애처롭다. 외로워 보인다. 권상우가 난생 처음 연기한 악역이라지만 철중에게서는 묘하게도 미워할 수 없는 연민이 느껴진다. 그건 아마도 철중이란 캐릭터가 착한 선을 간직한 배우 권상우를 운 좋게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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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 연기에 난생 처음 도전해 본 소감은?

이전에 <동갑내기 과외하기>(03)를 촬영할 때 김경형 감독님이 저보고 그러시더라고요. “넌 진짜 나쁜 놈을 연기해도 잘 어울릴 만한 눈을 가졌다”고. 전 비열한 역할이 진짜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영국과 볼리비아가 축구 시합을 했다고 해요. 당연히 결과는 영국이 이기겠지만, 전 내심 볼리비아가 이겼으면 하고 바라거든요. 항상 뭔가 부족한 쪽에 정이 가더라고요. 너무 착하고 멋있는 캐릭터보다는, 솔직히 그런 역은 해봤으니까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역에 호기심이 생기고 도전해 보고 싶고, 그래서 한 것 같아요. 해본 것 또 하면 재미없잖아요. 제 어머니가 시사회에 와서 영화를 보셨는데 그러시더라고요. “그래도 네가 악역을 하니까 영 못된 놈처럼 보이지 않고 정이 간다”고.
촬영하며 권상우가 정말 신인 배우처럼 열정적으로 연기했다던데?
평소에도 그렇게 하는데.(웃음) 왜냐하면 솔직히 전 지금도 카메라 렌즈도 잘 모르고, 앵글이 어떤지도 잘 모르고, 뭐 알고 싶지도 않고 그래요. 그런 것까지 알게 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겠죠. 카메라를 잡고 싶어진다거나 연출을 하고 싶어진다거나. 근데 배우가 다른 짓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또 색안경을 끼고 단적으로 보죠. 그리고 사람은 다 제각각 꿈이 있는 거잖아요. 전 배우는 그냥 촬영할 때 열정적으로 열심히 연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원하는 캐릭터의 모습, 대본에 나와 있는 감정을 오염시키지 않고 잘 꺼내는 게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하죠. 배우가 그것만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세세하고 자세한 촬영 테크닉까지는 몰라도 된다고 봐요. 그 안에서 감독님이 컨트롤해 주는 거니까 감독님께 많이 맡기고 연기하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김해곤 감독이 권상우는 정말 뭘 주문해도 불평불만 한마디 없이 그대로 잘 따라주는 배우였다고 하더라. 반면 그렇게 하게 되기까지 감독이 얼마나 괴롭혔을까 싶기도 하던데?(웃음)
아니, 정말 괴롭히고 그런 건 없었어요. 진짜 재밌게 찍었거든요. 그리고 뭐 감독님이 쓰신 시나리오니까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건 그 자신이 아니겠어요. 우리가 나무를 보면 감독은 숲을 보는 사람이니 잘 따를 수밖에요.
김해곤 감독은 욕 잘하고 입 걸걸하기로 소문난 감독인데, 괜찮았나?
김해곤 감독님의 욕은 뭔가 시원스럽잖아요. 구수하고 인간적이고. 오랫동안 안 들으면 왠지 좀 듣고 싶어지고, 들어야 할 것 같고. 여자들은 모르겠지만 남자들이 보기에 감독님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고 좋은 연출자예요.
영화에서 철중도 욕을 참 잘하더라. 평소 육두문자를 좀 하는 편인가?
저, 욕, 잘해요. 잘하고요, 스트레스를 욕으로 풀 때도 있어요. 친한 사람과 만나면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남자들은 그게 또 우정의 일부분이 되기도 해요. 그게 인간의 모습 아닌가요? 솔직히 욕 한마디 안 하고 사는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안 한다면 가식인 거지. 서슴없고 좋은 관계에서 하는 욕은 분명 다르잖아요. 김해곤 감독님의 욕이 그래요. 촬영 끝나면 뭔가 더 들어야 할 것 같고 그래서 허전하고. 전 연기하면서 되게 통쾌했어요.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정말 신기한 욕도 많이 하더라. ‘죽은 자식 × 만지는 소리’라거나 ‘잘근잘근 씹는다’ 등등. 혹시 새로운 욕을 더 개발해서 해보고 싶다는 욕구는 안 들던가?
뭐,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근데 그래서 한 건 없고, 시나리오대로 했지만. 액센트를 좀 재미있게 해보려 한 건 있었죠. 재밌었어요.
속 시원한 남자
권상우처럼 거침없이 인터뷰 질문에 대답하는 배우는 드물다. 지레 대답하기 곤란할 것 같은 질문이라 여겨도, 검버섯 피어날 것처럼 케케묵은 질문을 하더라도, 상투적이기 짝이 없는 질문을 해도, 그에게서는 언제나 시원스럽고 명쾌한 답이 돌아온다. 인터뷰하기 꼭 이틀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잠깐의 쉼을 갖고 틈틈이 일도 하고 돌아왔다는 그는 바짝 다가온 개봉일을 앞두고 정신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원시원한 활력이 넘쳤다.
얼마 전 시사회를 했다. 완성된 <숙명>을 제대로 본 건 처음 아닌가?
그렇죠. 시사회를 보고 철중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얻는 게 있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도 있죠. 관객들은 ‘내 영화’라는 애착을 가지고 영화를 보는 게 아니니까 약간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고. 우리 영화가 원래는 작년 말쯤 개봉했어야 하는데 촬영하다가 제작비가 부족해서 크레인이 내려오기도 하고 중단도 여러 번 됐거든요. 마음 고생도 좀 있었지만 짜증이 나려다가도 카메라가 돌아가면 재밌었어요. 철중이 너무나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배우들끼리 우리 영화 끝까지 잘해보자는 열정이 있었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도 있었으니 버틸 수 있었죠.
그렇게 고생했는데 꼭 흥행 대박 나야겠다.
너무 큰 기대는 안 해요. 옛날에는 개봉 앞두면 막 긴장하고 초조하고 그랬는데 <숙명>은 개봉할 시기를 한참 놓쳐서인지 좀 무덤덤해졌다고 해야 하나. 크게 실망하거나 크게 기뻐하거나 할 것 같지 않은 기분이에요. 사실은 제발 뭔가 좀 새로운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은 들어요. <숙명>이 일본에 선판매된 게 있으니까 손익분기점은 넘을 것 같고. 솔직히 200만 명만 넘어도…. 아, 안 넘어도 욕먹을 수 있겠는데요. 송승헌과 둘이 합쳐서 200만 명도 안 된다면. 그죠?
송승헌이 연기한 의리의 남자, 우민 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나?
승헌이가 캐스팅되기 전에 시나리오를 봤는데, 우민은 멋있긴 하지만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았어요. 그보다 전 철중이 계속 거슬렸어요. 악역이고 심각하지만 웃기기도 하고. 내심 시사회에서 웃음이 좀 터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앞에 앉으셨던 여자분이 유난히 많이 웃어주시더라고요. 권상우, 진짜 웃긴다는 분도 있었고. 진짜 고맙더라고요. 걱정도 좀 되지만 그나마 재밌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철중이 참 매력적이었던 게, 그 연기를 할 때 제 상황이 꼭 철중과 같았거든요. 내가 잘못한 건 없지만 괴롭히는 사람도 많고 권상우니까 그냥 당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권상우 또 빤한 연기 했겠지’ 하면 더 보일 게 없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좀 다른 걸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그래서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생기고 그래요. 그리고 무엇보다 철중이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가족애가 있잖아요. 여동생과 얘기하는 장면은 짧지만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남녀 간의 사랑이야 만났다가 서로 맞지 않으면 헤어지기도 하고, 결혼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것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정말 크잖아요. 구석에 몰린 생쥐가 고양이를 물 듯 그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게 가족인 것 같아요. 철중이 정말 나쁜 놈이더라도 살아가려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가족 때문인 거니까 용서가 되기도 하고.
송승헌은 박한별과 약간의 로맨스가 있다. 그런데 권상우에겐 없다. 그런 아쉬움은 없었나?
영화 한 편에서 100가지를 다 얻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숙명>이 멜로영화도 아니고. 철중에게 그런 로맨스가 있었다면 오히려 어설펐겠죠. 나오는 신도 한정돼 있고 철중이 가야 할 길은 정해져 있는 거니까요.
우민, 철중, 도완(김인권), 영환(지성)이 <숙명>의 주인공인데, 캐릭터를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차피 철중은 한 번 해봤으니까 다시 해보고 싶지 않고, 솔직히 도완을 연기해 보고 싶네요. 인권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제가 봐도 카메라 앞에 서면 커 보이는 배우고, 진짜 연기도 잘했죠. 정말 리얼하게 하니까. 솔직히 어디 가서 얘기해도 인권이는 인정할 만한 배우예요.
영화에서 철중은 친구들을 배신하는데, 현실에서 권상우는 어떤가?
친구를 배신할 일이 뭐 있겠어요. 영화니까 그런 거지. 배신을 당한 적도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절 배신할 만한 사이즈의 애들이 없어요. 하하!
송승헌과는 <일단 뛰어>(02)를, 지성과는 드라마 <맛있는 청혼>(01)을, 김인권과는 <말죽거리 잔혹사>(04) <신부수업>(04)에 함께 출연했다. 오랜만에 뭉친 기분은?
같은 또래 배우들끼리의 유대감 같은 게 있어요. 솔직히 승헌이는 너무 친하니까 자주 보죠. 보통 남자들끼리는 서로 이런 말 잘 안 하는데 문자로 “야, 보고 싶다. ×댕아!” 써서 보내고, 오래 안 보면 진짜 보고 싶고 그래요. 지성은 나보다 먼저 데뷔했지만, 드라마 중간에 투입돼서 나이 또래도 비슷하니 심적으로 위안도 되고. 인권이는 정말 제가 아끼는 영화에서 연기를 같이해서 일단 <숙명>에 캐스팅됐다고 하니 뭔가 구심점이 될 것 같고 마음이 편하고 좋았죠.
첫 장면부터 과감한 날려차기 액션을 선보이더라. 권상우만의 멋진 액션 포즈가 있다면?
그런 것 정말 신경 안 썼어요. <장군의 아들> 같은 영화도 아니고 이번 영화는 액션을 보이는 영화가 아니니까. 액션영화 한 번 정말 폼 나게 해보고 싶긴 하네요. 근데 <숙명>에서는 제가 맞는 신이 마음에 들었어요. 철중이란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인 것 같아서요.
정말 많이 맞긴 하더라. 때리는 신과 맞는 신 중 어떤 게 연기하기 더 편한가?
음, 상대 배우가 무술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면 때리든 맞든 다 편하고, 상대 배우가 액션 연기에 익숙하지 않으면 맞는 게 힘들죠. 근데 뺨 맞는 장면은 좀 아팠어요. 사실 그 다음날 제가 화장품 CF 촬영이 있었는데, 얼굴이 부어서. 그래도 어떡해. CF 잘 찍었죠, 뭐.
예측불허의 남자
권상우는 변화무쌍하다. 드라마와 스크린을 종횡무진 오가고, 거칠고 강한 역을 했나 싶으면 부드럽고 로맨틱한 연기를 하고 있다. <청춘만화>(06)가 권상우의 20대 마지막을 장식한 영화였다면 <숙명>은 그가 진짜 30대가 돼서 촬영한 영화다. 그는 스타라기보다 이제 매력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 일단 4월 무렵에 권상우는 고현정과 함께하는 드라마 <대물>로 시청자를 찾는다. 하지만 그 이후 권상우의 행보는 과연 어떨까.
권상우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강하다가도 부드럽고 영화와 드라마를 규칙적으로 오가고 있다. 의도적인 선택인 건가?
뭔가 좀 없죠?(웃음)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었어요. <야수>(05)를 촬영하며 (유)지태가 참 부러웠던 게 홍보자료 보면 필모그래피가 다 나오잖아요. 또 지태는 영화만 하니까. <봄날은 간다> <바이 준>처럼 시간이 지나도 계속 남는 작품도 있고. 근데 제 프로필을 보니 드라마 몇 개, 영화 몇 편 있더라고요. 물론 흥행작도 있지만 나도 빨리 지태처럼 채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흥행도 좋지만, 작품적으로 좀 무게감도 있는 그런 영화를 해보고 싶어요.
권상우 하면 <동갑내기 과외하기> <말죽거리 잔혹사>가 있지 않나?
그래도 좀 성숙한, 영화적인 것을 해보고 싶어요. 드라마에서는 멜로도 많이 해봤지만, 드라마와 영화는 정말 다르잖아요. 영화에서 정말 진한 멜로도 해보고 싶고. 그 역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숙명>이 잘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스스로 고민이 많이 되는 부분이에요.
이제 연기 8년차 배우다. 출연 작품 중에도 희비가 엇갈릴 것 같은데?
연기 8년차, 이거 쑥스럽죠. 저는 군대 다녀오고 늦게 데뷔했으니까. 제 또래 연기자들은 제가 다 군대에 있을 때 TV로 봤던 사람들이에요. 승헌이는 10년이 넘었잖아요. 아직 연차로 따지면 전 한창 신인이죠.(웃음) 출연 잘했다 싶은 작품들은 뚜렷하죠. <말죽거리 잔혹사>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일단 뛰어> <화산고>도 잘한 것 같고, <야수>도 저한테는 잘한 작품인 것 같고. <청춘만화>는 반반이고. 말 안 한 영화는 후회하고 있어요.
권상우는 누구나 알아주는 한류 스타다.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도 지금 정도의 궤도에 오를 것이란 예상을 했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왜 어릴 때, 난 언제 키가 크나 싶다가도 갑자기 크고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전 중학교 때 거의 20센티미터가 훌쩍 자랐거든요. 갑자기 너무 커버리니 아찔하고 마르고 중심도 못 잡겠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키가 부쩍 자란 것처럼 어느 순간 제 이름도 알려져 있더라고요. 언어도 다른 사람들이 절 좋아하는 걸 보면 굉장히 기쁘고 신기해요.
중년, 노년의 권상우는 어떤 모습일까?
전 못 해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도전해 보고 싶은 것도 많아요. 사실 배우는 얻는 게 많은 반면 잃는 것도 많은 직업이에요. 팬들에게 더 좋은 작품을 보이고 싶고, 아직 남우주연상, 조연상도 못 탔고, <봄날은 간다> <살인의 추억> <말아톤> 같은 작품의 구성원이 돼서 함께해 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고.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만족하는 삶이니까요. 중년이나 노년쯤 되면 전 좀 놀고 싶어요. 우리는 쉬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은데, 전 그냥 가고 싶은 곳 가고, 하고 싶은 것 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갖고 싶어요. 한국 아빠들은 그런 걸 잘 못하잖아요. 아이들과 모험도 즐기고 추억도 만들고, 누군가의 남편이 된다면 낭만적인 남편, 부모님 자주 찾아뵙는 아들도 되고 싶고. 근데 지금은 <대물> 촬영해야 해요.(웃음)
netizen Q&A
강한 남자를 자주 연기하는데, 권상우는 강한 남자인가? _jkj0825
어떻게 해야 강한 남자인지 모르겠네요. 글쎄요, 집념은 되게 강한 것 같아요. 강한 의지가 있으니 강한 남자인 것 같아요. 제 인생에 뭔가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요. 그건 인생의 낙오자가 되는 거니까.
<무릎팍 도사>에 출연할 생각은 있나? _k32082
있어요, 있어. 우리 영화가 분위기 좀 좋고 탄력 받으면 나갈 생각 있어요. 개봉 추이 지켜보고 잘될 것 같으면. 전 그런 거 좋아해요. 뭔가 끄집어내는 거. 가식적이게 멋있고 모범적이고 빈틈없어 보이는 것보다 인간적이고 그냥 앉아서 얘기하는 거 재밌잖아요. 공격받을 걱정이요? 제가 더 공격하면 되잖아요. 재밌을 것 같은데요.
만약 시간을 되돌린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 _lee21041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살면서 좋은 일, 나쁜 일들이 많지만 돌아가서 뭐. 전 현실적이에요. 실제로 돌아갈 수도 없잖아요. 모든 일을 겪은 다음 하는 얘기지만 전 좀 앞만 보고 가는 편이에요.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했는데 롤모델이 있었나? _advse
그런 거 잘 못해요. 감독님이 추천해 줘서 영화를 몇 편 보긴 했는데 결국은 내가 연기해야 하는 거니까. 제 느낌으로 해야 하는 거죠.
연기를 위해 근육을 포기할 수 있나? _bukkukkom
연기 변신을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좀…. 사실 뭐 요즘은 운동도 안 하고 있는데 다시 시작해야죠. 몸을 찌웠다 빼고 이런 게 사실 안 좋잖아요.
송승헌이 가진 것 중 빼앗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_cherryluvu
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빼앗고 싶지도 않아요. 빼앗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승헌이는 멋있고 잘생겼죠. 그건 그 친구가 가진 매력이고, 그 친구가 갖지 못한 건 제가 또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거고 그런 거니까.
인생에서 숙명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_vdciay
생각하기 나름인 듯해요. 좋은 일이 생기면 숙명인 것 같고 안 좋은 일 생기면 우연인 것 같고. 결혼 계획은? _leegy777
전 빨리 하고 싶어요. 늦어도 2~3년 내에 해야 하지 않을까요. 서른다섯쯤?
안영윤 기자 200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