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월 5월 3일 토요일
전주, 뜨거운 축제의 열기!!!
오늘은 일정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전주에서의 둘째날 일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
전날 새벽까지 막걸리를 걸쭉하게 걸치고 나니,
아침 일찍 영화의 거리로 가서 프레스 아이디를 받아 당일 예매부터 하겠다는 계획은
가볍게(?) 수정되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열 시 정도였을까요.
택시를 타고 전주의 명물인 왱이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왱이'라는 독특한 상호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겉은 그냥 좀 큰 규모인 것 같은데 안에 들어가면 끝없이 자리가 있습니다.
다음 날은 무려 천 이백 명이 예약돼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했던 어마어마한 맛집.
두말없이 대표 메뉴인 콩나물국밥을 시켰습니다.
날계란 두 개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따끈따끈한 국밥 국물을 몇 숟갈 넣고, 김을 찢어서 비벼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다고 합니다.
저는 반숙은 좋아하지만 날계란은 좀 익숙치 않아서, 좀 남겼습니다.
국밥 안에는 이미 밥이 들어있어서 숟가락으로 바닥을 잘 헤쳐 나가며 먹어야 합니다.
국물에 오징어가 살짝 가미돼 있어 시원하고,
어떻게 간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칼칼한 그 맛이 해장에 그만입니다.
한마디로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맛!
아침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축제의 열기가 한창인 영화의 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입구부터 우리를 반갑게 맞아준 JIFF 공식 입간판!
'환영'이라는, 어떻게 보면 형식적이고 평범한 말에
저는 왠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영화의 거리, 오전의 소소한 풍경들.
오후부터는 뜨거운 햇볕에 인파는 열 배로 불어나 거리가 북적였습니다.
프레스 센터에서 아이디 카드와 프레스 키트를 받고
무빅 기자들은 각자의 길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아이디 카드를 목에 걸고 기분이 좋아 한 장 찍었습니다.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듯, 하늘을 바라보는 자체로 두근거릴 정도로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여기는 JIFF 서비스 센터 2층입니다.
아이디 카드가 있는 사람에 한해 들어올 수 있는데,
무료로 커피 등의 간단한 음료도 제공하고 아이디 티켓 발권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덥고 지칠 때마다 차분히 쉴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고마웠던 곳입니다.
테이블에서 도록과 상영일정표를 보면서 제게 주어진 하루를 고민했습니다.
JIFF 쇼핑백과 제 배낭에 나누어 담을 짐도 정리했습니다.
빈번하게 사용할 카메라, 선글라스 케이스, 가이드북 등은 쇼핑백에 담고,
무거운 도록, 책 등은 배낭에 담았습니다.
모든 준비를 끝냈으니 이제 영화보러 가는 일만 남았다,
가 아니었습니다. ㅡ.ㅡ
늦장을 부린 탓인지, 서울에서 예매를 해놓고 오지 않은 탓인지
당일 표는 99% 매진인 상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서비스 센터의 또다른 기능 중 하나가 영화제 상영작 거의 전부를 비디오로 볼 수 있는 비디오룸이 있다는 사실에 한가닥 희망을 얻었습니다.
<타인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와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이 보고 싶었던 참이었는데, 뭘 먼저 볼까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영어 자막이 제공되어서 빠르게 지나가는 대사를 훑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_@
선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뭐해?"
"저 영화보고 있어요. 비겁한..암살.. 어쩌구 저쩌구"
"근데도 전화받았어?"
"아, 여기 극장이 아니고 비디오룸이에요."
"그래? 그럼 좀 있다가 12시 45분에 시작하는 기자회견 취재 좀 해줘."
(…생략)
이리하여 저는 화면에서 발산되던 브래드 피트의 카리스마는 잠시 접어두고
기자회견이 열리는 쌈지 건물을 찾아 떠났습니다.
쌈지 건물로 가던 중 발견한 꽈베기 명물집.
찹쌀 도너츠와 꽈베기만 파는, 그래서 더 전문적으로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용진선배와 사 먹어본 결과 시중 꽈베기와 확연한 차이점이 있는 건 잘 못 느꼈지만 ^ ^;;
드디어 목적지를 찾은 기념으로 한 컷.
누가 찍어줬냐고요?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했습니다.
작년에 혼자 유럽으로 떠날 때부터 생긴 철판인데,
아무리 혼자 있어도 기념 사진 몇 장 정도는 알아서 챙기는 용기가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풍경 사진도 좋지만, 그 풍경 속에 내가 있다는, 있었다는 기억을 상기하고 싶을 때,
이렇게 찍어둔 한 장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거든요.
드디어 기자회견장 도착!
'디지털 삼인삼색 2008' 감독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감독 세 분에게 자유로운 디지털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작품이 완성되면 공통 주제를 묶어 발표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귀향'이라는 주제로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감독들을 모셨습니다.
수많은 취재 인파로 북적이는 모습!
이 날의 주인공 마하마트 살레 하룬 감독과 나세르 케미르 감독의 모습입니다.
두 분 다 영화배우를 방불케 하는 수려한 외모가 인상적이었습니다. ^ ^;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념 핸드프린팅을 하시는 모습.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다음 업데이트 때 뵙겠습니다.
쭈~욱 관심갖고 지켜봐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