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관계상 생략된 메이트 인터뷰 전문입니다. 메이트와의 즐거운 대화를 가감 없이 감상하시길 바랄게요
1st album <Be Mate> 메이트
MATE MEET MATE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꿈을 꾸던 세 사람이 만났다. 정준일은 이현재에게 정준일과 이현재는 임헌일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만난 세 사람이 ‘메이트’로 함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처 없이 떠도는 마음을 그리운 목소리에 담기로 한다. <Be Mate>는 그 진심을 담은 첫 걸음이다.
재능을 알아 본 시간
다음 주에 있을 콘서트 준비는 잘 하고 있나? 6분 만에 매진돼서 화제였다.
*헌일* 지난 번 콘서트 때 우리가 가진 열곡과 베스트라고 생각한 곡들을 엄선해서 골랐었다. 더 잘해야 된다는 부담이 크다. 지난 번 콘서트의 확장 편이라고 보면 될 거다. 솔로 무대가 있을 거고 커버 곡들이 있을 텐데, 좀 더 감동적인 건 감동적으로 재밌는 건 더 재밌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폼 잡고 그런 거 말고 진짜 감정에 취해서 내지려고 한다.
*준일* 개인 무대도 준비하고 있다. 원래 각자 음악 세계가 있는 사람들이고, 각자 활동을 했었던 지라 메이트에서와는 또 다른 느낌의 연주가 될 거다. 메이트의 음악보다 과감하거나 혹은 섬세한 곡들도 함께 준비 중이다.
그렇게 각자 음악 활동을 하던 세 사람이 어떻게 모이게 된 건가.
*준일* 내가 구심점이 돼서 두 실력자를 끌어 왔다고 할까.(웃음) 현재 같은 경우는 진흙 속의 진주를 발굴해낸 경우다. 학교에서 교수님 소개로 같이 연주를 하게 됐는데 별 기대 안 하고 있다가 “어, 이 녀석 잘 하네?” 이렇게 된 거다.(웃음) 팀을 만들려고 했었던 찰나에 현재랑 같이 하면 너무 좋겠다 싶었다. 전형적인 음악을 탈피하고 싶었다. 전형적으로 록 드럼을 치는 록, 재즈 드럼을 치는 재즈가 아니라 록 드럼이 재즈를 치면? 재즈 드럼이 록 드럼을 치면? 사실 그걸 일반인들이 다 알진 못한다. 근데 우리는 음악을 재밌게 해야 했다. 그 때 당시 회사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고,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막연하게 “형만 믿고 가자.”했던 거다.
어떻게, 형은 믿을 만하던가?(웃음)
*현재* 사기 쳤다. 스타의 맛을 보여주겠다더니, 쓴 맛만 보고 있다.(웃음)
*준일* 아, 이거 그대로 기사 나겠다.(웃음)
*현재* 장난이고.(웃음) 워낙에 준일이 형이 유명했다. 피아노 천재로 유명했다.
왜 과거형으로 말하나?(웃음)
*현재* 천재였다.(웃음) 지금은 알아서 판단을.(웃음)
*준일* 이제 나이가….(전원 폭소)
*헌일* 아, 원스 어 폰 어 타임.(웃음)
*현재* 나는 준일이 형이랑 또 다른 선배들과 연주한다는 거 자체가 영광이었다. 준일이 형이 모던 록 쪽에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다. 어느 날 커피를 사주면서 꼬시더라.(웃음) 형이랑 맞는 부분. 형이 생각하는 비전, 이렇게 잘 맞아서 같이 온 것 같다. 음악 색깔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 코드가 잘 맞았다.
*준일* 아마 그게 재작년 겨울쯤? 그렇게 우리 둘이 먼저 만나고 멤버가 한 명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 보컬?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그래서 현재 후배들 싸이 다 염탐하고.(웃음) “신입생 중에 괜찮은 애 있으면 연락해.”이랬는데 우리랑 맞는 친구들이 없더라. 헌일이는 워낙에 유명했다. 브레멘 밴드를 하고 있었고. 그래서 사실 이 친구랑 엮을 수 있는 게 없었다. 유재하음악경연대회가 아니었으면 만날 기회가 없었던 거지. 근데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공연 때 만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다. 마침 그 때 헌일이가 하던 밴드가 잠정적으로 휴식기에 들어가서, “그럼 노느니 나랑 밴드 하자.”이렇게.(웃음) 그 때 헌일이가 음악적 고민이 많을 때였다. 서로 이해관계가 맞았다. 음악 하면서 딜레마에 빠져 있던 시점에 우리가 서로의 곡을 불러보면 어떨까 싶었다.
*헌일* 처음엔 정말 관심이 없었다. 밴드 안에 들어간다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나도 이쪽에서 주동자 역할이었다. 그러다 음악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다. 준일이라는 캐릭터가 내가 그동안 겪지 못한 특이한 캐릭터였기도 했고.
*준일* 내가 워낙에 변태라서.(웃음)
*헌일* 웃긴 건 그 때 느낀 것보다 요즘 더 그렇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는 거?(웃음) 가끔은 “쟤 누구지?”이럴 때도 많고.(웃음) 준일이는 확신을 갖고 음악을 하고 있더라. 그게 잘 한다 못 한다를 떠나서 나는 뭐가 좋고 어떻게 하면 할 수 있고, 이런 걸 확실히 말해줘서 신뢰가 갔다. 음악도 물론 너무 좋았고. 밝은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우울한 음악을 만들던 시기였다. 준일이는 밝은 감성을 갖고 있었고, 내가 못하는 걸 저 친구가 가지고 있으니 시너지 효과가 나겠지 싶었다. 현재는 그 때 연주를 못 들었었는데, 처음에 일단 예의가 너무 밝았다. 재즈를 해서 이쪽 분야를 잘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형,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 자세가 너무 좋았다. 나는 자기 방식으로 음악 하는 사람이 있다. 음악을 대하는 나름의 방식이 있는 게 너무 좋았다. 셋 다 그게 다른데 그래서 좋다.
그렇게 다른 데 어떻게 조화를 이룰까 궁금하다.
*준일* 제일 중요한 건 인간적으로 서로 얼마나 존중하고 있느냐다. 예를 들어 작업을 하는데 내가 밑진다는 기분이 들거나 혹은 인심을 쓴다는 기분이 드는 순간부터 어긋나지 않나. 근데 정말 우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삼분의 일로 분배가 되고 있다.(웃음) 각자 자기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솔직히 얘기를 하고, 그 나머지를 서로 채우고. 그런 과정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존중한다는 건 믿음을 전제로 한다.
*준일* 믿음을 만들어 가고 있는 상태인 것 같다. 소소한 일 하나하나가 쌓여서 누가 무슨 짓을 해도 “헌일이니까, 현재니까 괜찮을 거야.”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거다. 지금은 그 믿음을 쌓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난 1월 스웰시즌 콘서트 사전 로비 공연에서 글렌 한사드에게 직접 발탁돼 무대에 올랐다. 앨범 발매 전에 많이 알려져서 부담스럽기도 했을 것 같은데.
*헌일* 굳이 그것 때문에라기보단 앨범을 잘 만들고 싶어서. 그게 부담스러웠었다.
*준일* 대중들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수위라는 게 있지 않나, 선을 지키는 게 힘든 것 같다. 그 적정을 찾으려고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가 좋아하면 분명 좋아해줄 거란 확신은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최대치로 좋아할 수 있을 만큼 만드는 것, 그걸 목표로 했다.
재일씨랑 헌일씨랑 각각 곡을 쓰는데, 조율을 어떻게 하나.
*헌일* 오히려 같이 쓰면 더 힘들 것 같다. 곡에 대한 소유가 둘인 거니까. 나는 이 멜로디가 좋을 것 같은데, 코드는 뭘 쓰고 이런 게 부딪히지 않을까. 오리지널이 준일이 곡이니까 그만큼 존중하게 되는 거다. 의견을 제시할 순 있지만 아니라고 하면 양보하는 지점들이 생기고.
보컬이 둘인 경우도 흔한 경우는 아니다. 파트는 어떻게 나누나?
*헌일* 처음엔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봤는데, 이제는 대충 서로 잘 안다. 누구는 뭘 할 수 있고 없는지 알기 때문에 자진납세하는 편이다.(웃음) 커버 곡을 하더라도 스스로 아니까 자연스럽게 나누는 편이다.
서로의 보컬을 칭찬한다면?
*준일* 헌일이는 저음, 울림이 좋다. 타고난 가창력이라기보다는 노력하고 공부하는 스타일, 정말 표현력이 좋다. 테크니션한 보컬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어색할 수도 있다. 근데 한 차원 높은 부분에서 바라본다면 정말 감성적인 보컬리스트인 거다.
*헌일* 준일이는 정말 여자들이 너무 좋아할 만한, 성시경 씨 이후의 달달한 목소리.(웃음) 처음에 준일이 데모를 받았는데 전문적으로 보컬을 하는 친구가 아닌데도 목소리가 너무 매력 있더라. 나도 보컬 적으로 고민이 많았었다. 보컬리스트들이 아무래도 너무 전형적인 R&B창법이 많은 편이라 색다른 보컬이었음 했는데 그래서 너무 좋은 거다. 사실 준일이랑 나는 동갑내기에 곡도 쓰고 노래도 하기 때문에 경쟁심이 생길 때도 있는데, 서로 보고 배우는 것 같다. 안정된 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다양하고.
현재씨는 아무래도 재즈 드럼을 연주했었으니 아쉬운 지점이 있을 것 같다.
*현재* 아쉬운 게 많다. 오랫동안 몸에 배어있는 게 있으니까. 녹음실 안에서 최대한 발전 시켜서 완성 하려고 노력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최선을 다 했지만 많이 아쉽다. 개인적으론. *헌일* 정말 현재가 너무 예쁜 게 뭐냐면 정말 너무 너무 열심히 했다. 녹음하면서 정말 많이 늘었고. 고민을 많이 했고, 연습은 그 이상으로 많이 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서로에게 더 애착이 가는 것 같다.
마음을 다한 음악
어느 인터뷰를 보니 20대들이 고민하고 느끼는 지점들을 나누고 싶단 얘기를 했던데.
*준일* 우리 음악이 20대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건 많은 걸 내포한다. 20대는 10대 때 금기시 됐던,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모든 게 현실화되고 구체화되는 시기다. 근데 솔직히 희망적이기 보다는 “세상이 원래 이런 건가?”하고 좌절하고 힘들어하지 않나. 사랑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난 널 사랑해’ 같은 경우, 머리로는 아닌데 마음은 이미 가 있는 상황을 담았다. 옆에서 아무리 말리고 욕해도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는 거, 그런 아이러니한 감정을 노래하고 싶었다. 다른 가사들도 찬찬히 뜯어보면 단순히 헤어졌으니까 니가 그리워 그런 게 아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대에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간을 노래하는 거니까. 그 시간을 말하고 싶었다.
서로 곡을 들으면서, 같은 곡인데 다른 생각을 하거나 한 적이 있나?
*헌일* ‘난 널 사랑해’가 처음엔 지금 가사가 아니었다. 조금 바뀐 건데. 좀 더 복잡하고 아이러니한 감정을 담았었다. 우린 너무 다르다고 하다가 갑자기 난 널 사랑해 이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야!”이랬다.(웃음) 그래서 이게 ‘난 널 사랑해’니까 좀 더 아름다운 걸 담자고 했었는데, 이제와선 또 알겠다. 준일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그 진심이 느껴진다.
앨범에서 그런 진심을 느꼈다. 물론 상업적으로 조율은 했겠지만 하고 싶은 걸 버리진 않았구나 싶더라.
*준일* 분명 상업적으로 앨범을 낸다는 건 쉬운 건 아니다. 자기 포지션을 어떻게 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회사는 우리에게 일임해줘서 작업할 때 너무 고마웠다. 대중을 놓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수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정말 마음이 잘 맞았다. 갈팡질팡 했던 지점에서 많은 조율 과정이 있었고, 서로 잘 논의해서 선택할 수 있었다.
*헌일* 어느 순간에는 객관성을 잃어버리게 되더라. 너무 듣다 보니까.(웃음) 타이틀곡을 고를 때도 고민이 많았는데 유명해지기 위한 곡을 고른 다기 보단 메이트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고르려고 했다. 솔직히 이 더운 날씨에 ‘그리워’로 활동하면서 민망할 때도 있는데,(웃음) 둘의 보컬과 감성, 사운드의 느낌이 메이트를 대변하는 곡이 아닐까 싶어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아끼는 곡이 있을 것 같다.
*헌일* 들을수록 변하는 것 같다. 나는 대체로 준일이 곡이 좋다. 아니, 얘가 처음에 ‘안녕’이랑 ‘It`s alight’를 안 넣겠다는 거다. 내가 완전 우겨서 집어넣은 거다. 데모 작업을 했는데, 자꾸 바꾸는 거다. 그래서 제발 고치지 말라고 막 말리고.(웃음) ‘안녕’은 너무 슬픈데 그 슬픔이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줘서 너무 좋다. 자기 상황에 누구나 젖을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It`s alight’는 너무 따뜻하다. 너무 아름답고.
혹시 아까 말한 고민하던 시절에 하고 싶던 음악인 건가?
*헌일* 그러니까. 나는 그 때 그런 곡을 쓸 수 없었다. 내가 쓰면 자연스럽지가 않고 느끼한 느낌이 나서.
아니 왜.(웃음)
*헌일* 내가 쓰면 자연스럽지가 않은 거다. 느끼하다.(웃음)
하긴 그런 게 있다. 죽어도 못 쓰는 게 있다.(웃음)
*헌일* 맞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루트가 있는 것 같다. 카니발 공연을 하면서 웃겼던 에피소드가 있다. 형들이 서로의 곡을 바꿔 부르는 시간이 있었는데, 적이 형이 ‘아이처럼’을 부르는 거지.(웃음) 어휴, 그 모습이 정말. 아, 저 사람에겐 절대 저 곡이 나올 수 없겠구나 싶더라. “샘이 많아서~ 적이 많아서 하는데~”(전원 폭소) 한 편으론 열등감 이런 게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서로를 채우면서 한 팀으로 하고 있으니까 좋은 것 같다.
*준일* 나는 ‘너를 사랑해’랑 ‘우울한 너에게’를 좋아한다. ‘우울한 너에게’는 정말 처음 듣고 나서 며칠 동안 그것만 들었다. 내가 헌일이한테 가장 기대하고 있던, 아니 그 이상으로 좋았다. 확신에 확신을 더한 곡이었다. ‘난 널 사랑해’는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어떻게 가야하는 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가장 하고 싶었던 얘기였던지라 가사도 두세 번 수정하고. 나는 좋아했지만 사람들이 듣기에 어렵고 안 좋아할 리스트에 들어갈 거란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많이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다. 소통하려고 노력한 걸 알아준 것 같아서, 하고 싶은 말을 비교적 잘 표현한 것 같아서.
현재씨는 왠지 ‘왜’를 좋아할 것 같다. 드럼 연주가 다른 곡들이랑 조금 느낌이 다른 것 같더라.
*현재* 어, 맞다. 다른 곡들은 내가 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연주를 해야 했는데, ‘왜’는 재즈 적인 요소를 섞을만한 모티브가 있는 곡이라서 애착이 간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안녕’을 너무 좋아한다. 정말 들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안녕’이라는 단어 자체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단어니까.
*준일* ‘안녕’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의적이고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으니까. 우리나라는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안녕이니까. 거기서 출발한 노래다. 이런 고민을 막 하고 있는데, 갑자기 차였다.(웃음)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급 차였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이별을 당해서 눈물로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면서 쓴 노래다.(웃음)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곡이 왜, 우울한 너에게, 안녕 이렇게 세 곡이었다.
*준일* 그 세 곡이 찌질이들의 감성을 대표하는 곡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제일 찌질 했을 때 쓴 곡들이다.(웃음) *헌일* 우리도 쿨 한 음악 하고 싶다. 근데 이상한 게 그게 안 된다. 우리는 그냥 거짓말 하지 말고 있는 대로 찌질하게 쓰자고 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한민국이 전반적으로 대부분이 찌질하기 때문에 우리의 찌질함에 공감하고 위로받는 것 같다.(웃음)
메이트의 찌질함에 대공감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웃음) 메이트가 각자 공감하고 위로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가 있을까.
*준일* 싱어송라이터는 장르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마릴린 맨슨, 메탈리카…, 장르적인 한계는 없다. 완전 포크, 팝 발라드부터 데스메탈까지. 싱어송라이터가 자기 얘기하는 거면 다 좋다. 최근에는 이소라 선배님 음악이 좋고.
*현재* 굳이 드러머를 얘기하고 싶진 않고. 다양한 장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좋다. 재즈 보컬리스트인 해리 코닉 주니어도 좋고, 드러머인 제이미 테이터도 좋고. 지금은 메이트를 하고 있지만 나중에 재즈 쪽으로도 틈틈이 하면서 활동을 하고 싶다. 연주자로서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헌일* 영국 록 음악을 좋아한다. U2,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하고 싶은 사운드를 잘 말해주는 팀인 것 같다. 기타 연주를 하다 보니 존 메이어도 좋아하고. 아, 제프 버클리을 정말 좋아한다. 제프 버클리 같은 감성을 그렇게 기타로 노래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근데 한국에선 그게 힘들다. 그런 멜로디 그런 감성은 한국이랑은 안 어울린달까. 그걸 한국식으로, 풀어내는 게 과제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메이트가 좋다. 개인적인 생각에 기존의 록 밴드들이 그런 걸 많이 놓쳤다. 라디오헤드 워너비는 많은데 한국식으로 공감할 수 있게 풀어낸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다. 요즘 홍대에도 콜드플레이와 같은 편곡 방식을 취하는 팀은 많지만, 한국인의 감성에 맞는 팀을 찾긴 힘들었다. 어떤 면에선 우리가 그걸 할 수 있는 재능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그 고민을 정말 진지하게 한다.
그 고민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헌일* 음악하면서 진실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콜드클레인, U2를 보면서 정말 나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단 생각을 한다. 멋진 삶에 대해서, 진실한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근데 그렇게 못 살고 있으니까 곡을 만들 수 없더라. 그래서 그런 곡을 담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특별한 감성을 말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조금은 성숙하게 풀어낼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사람이 나이에 따라 경험의 양이 결정되는 건 아닌데, 솔직히 모든 부분에 있어서 경험이 별로 없다. 음악을 하면서 경험이 많아야 하고 다양한 감정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경험이 없어서 아쉬운 지점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너무 적게 보고 있는 걸 스스로 아니까. 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싶고 그렇다.
*준일*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시작할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음 한다. 이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단계인데 그런 거에 구애 받지 않고 열심히 노래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깊이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두려움이 없었으면 좋겠다. 디자이너 소냐 리켈을 좋아하는데 그녀의 증조할머니가 “두려움은 단지 불편할 뿐이다.”라고 했다더라. 근데 정말 그게 맞다. 살면서 느낀다. 불편하기만 하더라, 가능성에 대해서 터부시하게 되고. ‘안 될 것 같아.’ 그러면 정말 불편하기만 하더라. 아직까지 두려움이 많고 그래서 살면서 조금은 쿨 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우리가 하는 음악에서도 그런 게 점점 발휘됐으면 좋겠다.
글 / 무비위크 이유진 기자
사진 / 테오스튜디오 김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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