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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빅기자들의 영화이야기/김현민 기자

<인셉션>의 못 다한 이야기

<인셉션>의 인기가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여 <무비위크>가 비공개의 인터뷰 자료를 공개한다는 사실. (짝짝짝) 영화를 감상한 관객이건 그렇지 못한 관객이건, 배우들의 못 다한 이야기에 관심이 가시겠죠? ^.^




interview 1

켄 와타나메, 엘렌 페이지, 크리스토퍼 놀란, 조셉 고던 레빗, 한스 지머]

<인셉션>이 만들어 지기 전, 관객에게 너무 어려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는 없었나.

*크리스토퍼 놀란* 모든 사람은 거의 매일같이 꿈의 세계를 경험한다. 그런 이유에서 <인셉션>은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관객에게 어려운 영화라면 애시 당초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관객이 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거라는 가정을 한 적도 없다. 내가 만들면서 재미있는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그러다보면 관객도 따라오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는 많은 돈을 들여 만들어진다. 때문에 관객에게 보다 신선한 것을 보여줘야만 한다. 여태까지 봐오던 영화와는 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물론 이를 부담스러워하지는 않는다. 감독으로서 늘 도전해야할 과제기 때문이다. 많은 노력을 들였다는 사실을 관객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인상적인 꿈을 꾼 적 있나?

*켄 와타나베* 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후유증이다. 잠을 잘 때 ‘지금 이 상황이 혹시 놀란 감독의 '인셉션' 아닐까’라고 생각 한 적은 많다. (웃음)

이번 영화는 공상과학 영화인가.

*크리스토퍼 놀란* 지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 남의 꿈을 공유한다는 개념을 두기 때문에 공상과학 영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영화가 3인칭 관찰자 시점의 픽션에 더 가깝다고 본다. 남의 꿈을 공유한다는 사실만 관객이 맹신하게 된다면 나머지 요인들은 모두 현재 세상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영화 <인셉션>은 본인들에게 어떤 의미인가.

*조셉 고든-레빗* <인셉션>은 일종의 강도 영화다. 이건 아마도 나의 역할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영화 속 커다란 주제는 상상력이 지닌 무한한 창조성이다. 하지만 좁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꿈의)절도를 위해 완벽을 기하고, 선택에 따라 긴장감과 위험이 영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엘렌 페이지* 이십대의 나는 인생의 목표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셉션>을 통해 나는 존재론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맡은 역할 역시 꿈의 세계를 처음 접하는 새내기라 모든 요소에 궁금증이 엄청났다. 눈앞에 보이는 현실과 머릿속으로 그리는 환상에 관한 복잡한 생각들 때문에 깊은 생각을 많이 한 영화였다.

*켄 와타나베* 남의 꿈에 들어간다는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 굉장히 솔깃했다. 허나, 모든 촬영이 끝나자 절대로 남의 꿈에 얼씬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아주 무섭고, 위험하다.

<인셉션>을 종종 <매트릭스>(1999)와 비교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매트릭스>는 내 눈으로 바라보는 주관적 시각과 현실이 얼마나 가까운지를 말한다. 다시 말해 실존하는 현실과 내 눈으로 보는 세계는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반면, <인셉션>은 존재하는 세계를 관객과 함께 만들어 나간다. 나는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방에서 대화하는 꿈을 꾼다면 방을 하나 그리고 상대방을 만든다. 그 후, 오가는 대화 내용까지 창조한다. 꿈의 내용을 자아가 수동적으로 받을 수는 없다. 내 마음이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대단히 환상적인 말이다. 관객은 영화를 수동적인 입장에서 본다. 하지만 영화와 관객의 벽을 허물어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같이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영화의 가능성이 엄청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크리스토퍼 놀런* 추위를 이겨내는 것이 가장 힘겨웠다. 눈밭 위에서 찍는 장면은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고생 속에서 보다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는 법. 이번에도 밀어붙이기 식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다행히 화면에는 당시 추위가 고스란히 전달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

*조셉 고든-레빗* 내가 여태까지 찍은 영화중에서 제일 힘들었다.(웃음) 특히 극 중 아서는 힘을 쓰는 장면이 유독 많은 캐릭터다. 하지만 놀란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배려가 뛰어났다. 최고의 연기를 위한 최상의 세트장 분위기를 조성해 준 것. 놀란 감독을 존경할 수밖에 없다.

* 엘렌 페이지* 나는 무엇보다 관객을 이끈다는 역할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영화의 줄거리도 아마 내가 설명 한다구! (웃음)

*켄 와타나베*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포인트는 남의 꿈에 침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 캐릭터는 조금 달랐다. 꿈의 세계가 바뀌면, 내 캐릭터도 같이 변했다. 더욱 복잡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그래서 늘 놀란 감독에게 질문하고 또 질문했다.



근래에는 좋은 영화를 위한 이야기 꺼리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늘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크리스토퍼 놀란* 예술을 하는 사람은 많다. 영화 역시 예술의 일부분이다. 인간은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계속 나올 것이다. 나는 앞으로의 영화산업에 대해 긍정적이다. 매주 좋은 영화가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좋은 영화는 언제고 탄생할거라고 믿는다.



interview 2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리옹 코틸라르, 톰 하디, 킬리언 머피, 엠마 토머스

처음 <인셉션>이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 영화 내용이 어렵지는 않았나. 무슨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런 용감한 주제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뿐이다. 스크립트를 처음 읽었을 때, 놀란 감독이 생각하는 영상이 어떤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인간의 잠재의식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든 것이 가능하기에 더욱 난해했다. 참조할만한 다른 작품은 없고. 그래서 준비과정이 보통작품과는 달랐던 것 같다. 놀란 감독과 나는 몇 개월간 일대 일로 앉아 대화했다. 그 과정에서 영화의 아이디어를 조금씩 이해해 나갔다.

*마리옹 코틸라르* 두 번 읽어서야 이해했다. 아주 독특한 작품이다. 한동안 <인셉션>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꿈의 세계라는 주제는 스크립트를 읽기 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래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여기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오랜 애정을 가진 작품이라는 말에 어떤 역이라도 좋으니 꼭 참여하고 싶었다.

*킬리안 머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스크립트이기에 읽기 전부터 긴장했다. 한번 읽어본 다음에 잠시 머리를 식혔다. 그리고 한 번 더 읽으니 그제야 이해가 가더라. 그만큼 스크립트가 정교하게 엮어져 있다. 정말 오랜만에 대단한 작품을 읽은 기분이 들었다. 근래에는 책 혹은 만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되는 작품이 많아 오리지널 스크립트를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아주 신선했다.

*톰 하디* 나는 솔직히 한 서른 번을 읽어도 무슨 말이지 이해가 안 갔다.(웃음) 그래서 모든 것을 놀란 감독한테 맡기자 그는 나를 차근차근 이해시켜갔다. 코끼리를 먹는 느낌이었다. (웃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코끼리를 어떻게 먹어? (웃음)

*톰 하디* 먹을 수 있다니까. (웃음) 그만큼 굉장히 어려웠다는 이야기지.




놀란 감독의 <인셉션>을 초고부터 지켜본 산증인이다. 영화의 최종본이 나왔을 때 기분이 어땠나.

** 엠마 토머스는 크리스토퍼 놀라 감독의 부인으로, 그의 영화를 제작해왔다. 아이 셋을 행복한 가정을 함께 꾸리고 있다 **

*엠마 토머스* 내가 처음 스크립트를 읽은 건 약 8년 전, <인썸니아>(2002)를 찍을 당시다. 첫 스크립트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사업을 같이 하는 남자들이 등장했다. 스케일은 크지만 전혀 다른 형태였다. 그 때만해도 큰 규모의 영화는 제작할 엄두조차 못 냈다. 하지만 <다크나이트>(2008)를 통해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의 감이 생겼다. 그 후 <인셉션>을 현실화 시키자는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시간을 회고하면 놀란은 정말 오랜 시간 스크립트 집필을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여러 번 스크립트가 바뀌었지만 점차적으로 논리가 확실해졌다. 여러 단계에 깊숙이 빠지는 인간의 잠재의식이란 복잡한 개념 말이다. 가끔 가장 처음 내게 건네받은 그의 열여덟 장의 스크립트를 다시 읽어본다. 그러면 바뀌어간 과정이 떠올라 굉장히 흥미롭다.

만약 남의 머릿속에 들어가 생각을 바꾸어놓을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대기업 CEO의 머릿속에 들어가 탐욕스러운 마음을 싹 비워버리고 싶다. (웃음)

요즘은 리메이크 혹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많다. 아무래도 흥행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오리지널 스크립트로 영화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엠마 토머스*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게 된 것은 운이 좋았다. 최근 안전한 방향에 안주하려는 영화 제작이 빈번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영화는 일종의 도박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스크립트가 좋다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2009)같은 작품도 탄생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작사의 지원은 ‘누가 영화를 만드냐’에 좌우된다. 특히 이런 주제의 다차원적인 영화는 더욱 감독을 중시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아니었으면 <인셉션>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코브는 정말 복잡한 캐릭터다. 연기를 위해 별도로 준비한 것이 있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어렸을 때부터 공상과학영화를 좋아했다. 놀란 감독도 동의한 이야기지만, 지금까지의 공상과학영화에는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드물다. 현실과는 다른 환경에 놓인 캐릭터들이라 이질감이 먼저 앞서는 것 같다. 하지만 놀란 감독의 영화는 다르다. 예를 들어 <다크 나이트>의 경우 영화 속 배경인 고담 시티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조커 일당도 마치 테러리스트를 보는 것 같다. 만화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놀란 감독의 영화는 무작정 믿어보라고 하지 않는다. 시각적으로 익숙한 요소들을 잘 결합시켜 관객이 캐릭터와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이입하는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실존주의 철학을 상대 여배우와 논했다. (웃음) 게다가 상대역이 정말 내 상대역인지 고민까지 했다. 사실 맬이야 말로 남으로 보이는 내 자아는 아닐까. 복잡한 요소가 많아 연기하는데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놀란 감독과 함께 일하는 것은 어땠는가.

*톰 하디* 놀란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 놀란 감독은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자신감 있게 일하는 사람이다. <인셉션>처럼 스케일이 큰 영화의 제작현장은 보통 난장판이기 쉽다. 그런데 그가 이끄는 세트장은 늘 침착하고 정리가 잘 돼있다. 무엇보다 배우가 연기에 집중하는 분위기 조성을 늘 우선시 했다. 정말 그와 같은 감독이 처음인 것 같다. 존경할 뿐이다.

*마리옹 코틸라르* 놀란 감독은 나를 피곤한 스타일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이유인즉슨 확실하게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질문했으니. 아무리 노력해도 모르는 부분이 계속 생겨났다. 막다른 골목이다 싶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 ‘놀란 감독이 오랜 시간동안 지은 세계를 모두 이해하려는 것은 욕심이지 않을까.’ 그래서 무조건 그를 따르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하나 둘 내 질문의 답이 보였다. 나 역시 그가 정말 존경스럽다.




혹시 관객에게 너무 어려운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두 가지 매력을 갖는다. 하나는 관객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각자의 해석으로 저마다의 소중한 영화가 생겨난다. 이번 영화는 놀란 감독이 용감하게 밀어붙인 영화가 분명하다. 하지만 관객이 잘 따라와 준다면 어느 영화보다 더욱 깊이 빠져들 수 있다. 아마도 관람 후 친구들과 몇 시간이고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본 뒤 논의가 없다면 정말 최악의 영화지 않나. 여기에 영화가 주는 또 다른 매력은 시각적인 요소다. 말로 설명하기 복잡한 것도 한 번에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한폭탄을 설치하고 차가 다리에서 떨어지는 동안, 4차원의 세계가 얽히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 복잡하다. 하지만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영상은 관객에게 그 의미가 더 쉽게 전달된다.

*엠마 토머스* 나 같은 경우는 굳이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얼마나 논리적인지, 말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치 않다. 그저 배우들의 연기에 더 몰두할 뿐. 그들의 인간적인 이야기에 더 마음을 두고 본다. 이번 영화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 연기만 따라가도 영화가 다 이해가 되더라.

가장 어렵게 촬영한 장면이 있다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내 잠재의식이 남들과 엮이기 시작하는 순간, 많이 힘들었다. 내가 나랑 연기하는 느낌이 들어서 감 잡기가 어려웠다.


정리 한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