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끔씩,
기대라곤 눈꼽만치도 안하고 봤는데
'이거 괜찮은데?'라는 느낌을 주는 영화가 있을 겁니다.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Definitely, Maybe)>는 오랜만에 그런 느낌을 준 영화입니다.
영화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제 느낌은,
그야말로 별 특별할 것 없는 비호감 번역제목에,
포스터만 봐도 식상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이랄까.ㅡㅡ
낯간지럽고 빤한 로맨스물에는 애당초 관심조차 없는데
트렌드에 맞춰 길게 지은 듯한 개성없는 제목에, 5초 이상 눈길을 주고 싶지 않은 포스터까지.
홍보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런 영화를 돈 주고 보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기사 한 편 쓸 기회를 얻어 갑자기 영화를 봐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마음속으로 실컷 비난하다가 극장으로 향하는 제 마음은 당연히 기대 제로(0).
기대를 정말 눈꼽만치도 안해서 일까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기분이 묘했습니다.
웬만하면 극장에서 남들 다 웃을 때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제가,
코미디와 로맨틱이라는 장르 자체를 별로 내켜하지 않는 제가,
중간중간 파하하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극의 흐름을 따라가며 즐거워졌습니다.
보면 볼수록 훈남인 라이언 레이놀즈와 각기 다른 매력의 아름다운 그녀들.
의외로 영화는 톡톡 튀는 대사가 재밌기도 하고,
마지막 사랑을 예측하는 재미에 흥미진진하기도 하며,
<미스 리트 선샤인>의 귀염둥이 꼬마숙녀 아비게일 브레스린의 깜찍함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마치 <포레스트 검프>처럼 90년대 사회를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과 함께 중간중간 재치있게 보여주기도 하고,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진정한 윌의 사랑을 알쏭달쏭하게 풀어나가기도 하면서.
그렇게 <나.특.사>는 아기자기한 볼 꺼리와 재미를 주었습니다.
영화를 본 다른 분들께선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 맞던데'라고 대다수 느끼실까봐 살짝 두렵기도 하지만 ^ ^;;
여하튼 제가 <나.특.사>를 보고난 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생각보다 참 볼 만했다'는 것입니다.
기대 안하고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던 영화,
릴레이 답글로 목록 한 번 뽑아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