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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빅기자들의 영화이야기/이은빈 기자

<무비위크> 아기자기한 편집 이야기


안녕하세요?

매주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꼬박꼬박 나오는 <무비위크>,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오늘은 <무비위크>를 만들기 위해 원고를 편집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 ^


<무비위크> 사무실에서 편집부 기자들 각각의 컴퓨터에는 '공유방'이라는 폴더가 있습니다.
여기에 기자가 원고를 써서 한글 파일 형태로 올리면, 편집기자가 이를 확인합니다.



공유방 폴더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원고의 원본은 파일명.hwp, 편집기자가 확인하고 넘긴 원고는 파일명(p).hwp로 표기합니다.  





편집의 눈 1. 김혜옥 인터뷰

편집기자가 맨 처음 원고를 볼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요소가 무엇일까요?
바로 제목입니다.
제목은 원고를 쓴 취재기자가 붙이기도 하고, 마땅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을 경우 편집기자가 원고를 검토한 뒤 붙이기도 하며, 취재기자가 붙인 제목이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편집기자가 수정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번 호에 실린 배우 김혜옥 인터뷰의 초기 원본입니다. 

기사를 쓴 취재기자가 붙인 제목은 화면에서 보이는 대로 "인생은 짧다. 재밌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였습니다.
재밌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 그것은 저를 비롯한 누구나 희망하는 바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원고를 읽으면서 김혜옥만의 보다 특징적인 메시지를 찾는 데 주력했습니다. 
제가 뽑은 제목은 잠시 후에 보여드리겠습니다. ^ ^;;   




편집의 눈 2. <바빌론 A.D.> 프로덕션 노트 기획 기사




이렇게 제목을 편집기자의 몫으로 남겨둔 원고가 들어올 경우,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 읽어보면서 기사의 전체적인 방향이나 대상이 된 영화의 특성을 잡습니다. 
원고를 보면서 제가 잡은 <바빌론 A.D.>의 포인트는 이것이었습니다. 

첫째, 보통 액션 영화와는 다르게 스토리를 중시하는 감독의 섬세한 감각이 살아있다.  
둘째, 멀지 않은 '미래'를 담은 영화다.

이를 토대로 뽑아 본 제목 후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이것이 미래지향적 액션이다
2-스토리로 승부하는 미래지향적 액션
3-미래지향적 액션의 향연



여하튼 이런 고민 끝에 제목을 붙이고 원고를 다듬어 편집을 마친 기사는 FTP 전송을 통해 디자인 팀의 손에 넘어갑니다.

그 다음에 비로소 <무비위크> 지면과 비슷한 형태의 출력본이 나오게 되죠.

 



제가 뽑은 김혜옥 인터뷰 기사의 제목입니다.
인터뷰를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김혜옥 씨는 늘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의 황금기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배우로서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데도, 좌절하지 않고 '바로 지금이 내 황금기다'라고 생각하는 자세가 인상 깊었습니다.
지나간 과거 혹은 기약도 할 수 없는 미래가 나의 황금기일 거라고 생각해온 제 자신과는 너무 다른 대목이었다고나 할까요. ㅡ.ㅡ;

그래서 그 문장을 토대로 제목을 짓기로 결심하고,
바로 지금이 나의 황금기
내 황금기는 언제나 '지금'
등의 제목을 떠올리다가 불현듯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그 말 하나로 '나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황금기라고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최종적으로 '나의 황금기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다음은 <바빌론 A.D.> 기사의 중간 교정본입니다.

스토리를 중시하는 액션이라는 점도, 미래를 그리고 있다는 점도 담아내고 싶었던 저는
후보 2였던 '스토리로 승부하는 미래지향적 액션'을 제목으로 확정했습니다.
'미래지향적'이라는 말에는 중의적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미래'라는 말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미래를 그리는 액션이라는 말도 되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어감으로 보다 진화한 액션물이라는 설명도 됩니다. 하핫

여하튼 이러한 과정을 거쳐 <무비위크>의 마감 작업은 이루어집니다.
과정을 압축해서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사 작성 -> 편집기자 검토 -> (편집장 검토) -> 디자인 작업 -> 취재기자 확인 -> 교열·교정 작업 -> 편집기자 확인 -> 편집장 최종 승인 -> 컬러 출력


즉, 같은 원고를 해당 기자, 편집, 편집장, 디자인팀, 교열 선생님 등 최소 다섯 번 정도는 반복해서 본다는 얘기입니다. 그래도 잡지를 보면 오타나 오류는 어김없이 등장하죠. 죄송합니다. ㅡㅡ;; 



 


표지에서부터 조승우의 카리스마가 뿜어 나오는 금주의 <무비위크>는 대략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아낌없는 사랑 부탁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