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와 브라이언 싱어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작가가 참여했는데요, 국내는 물론 아시아 각지의
취재진들로 기자회견장은 일찌감치 북적북적 거렸습니다.
본격적인 질의문답에 앞서 포토 타임이 진행됐는데요, 감독의 열혈팬인 한 기자가 감독님 전용 의자를 준비해오는 센스를 보였습니다. 의자를 직접 끌어올려주는 톰 크루즈~역시 매너왕 다우셔요~
한글로 '감독 브라이언'이라고 쓴 거 보이시죠? 나중에 들으니 감독님도 이 의자를 보고 감동하셨다고 하더군요~
기분이 업 돼셔서 포토 타임 내내 방긋 미소 보여주셨습니다~
*다음은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작전명 발키리>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해 달라.
크리스토퍼 맥쿼리 작가 (이하 C.M.)
-2002년 베를린 방문 시, 히틀러에 저항하다 목숨을 잃은 분들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세워진 곳을 방문하게 됐고 그 곳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 때 친구인 나단 알렉산더가 “이 이야기로 시나리오를 써보자”라고 제안했고 1년간의 철저한 리서치 작업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그리고 브라이언에게 보여줬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 (이하 B.S.)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매료됐다. 어린 시절부터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았던 데다 친구인 크리스토퍼와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주얼 서스펙트> 이후 같이 작업할 기회를 늘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3편의 코믹 북 영화를 끝내고 뭔가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 반가웠다. 크리스토퍼와 난 이 시나리오를 유나이티드 아티스츠에 가져갔고 그 쪽에서 제작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톰을 찾아갔다.
톰 크루즈 (이하 T.C.)
-브라이언 싱어는 훌륭한 감독이자 탁월한 스토리 텔러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가장 뛰어난 서스펜스 스릴러를 쓴 작가다. 이 두 사람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난 그 동안 모든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다. 코미디에서부터 드라마, 액션, 서스펜스 까지. 그런데 이 시나리오를 읽고는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리고 이 정도의 이야기라면 반드시 관객들을 매료시킬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게 모험이 되기도 했지만 실제 그가 사건을 겪은 장소에서 촬영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난 늘 히틀러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난 정말 그를 증오한다.
기존의 영웅 역할과 어떻게 다르며 이 역할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T.C. - 아무래도 실존 인물이라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거 같다. 지금까지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은 딱 두 번인데 이번 <작전명 발키리>와 <7월 4일생>이다. 늘 역사와 관심이 많았고 전투기도 실제 조종할 수 있으니 슈타펜버그 대령을 연기하는데 잘 맞는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브라이언 싱어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매료돼 있었고. 또 어렸을 때 역사 공부를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히틀러 같은 사람을 왜 죽이지 않았을까.’ 슈타펜버그 대령에 캐스팅 된 후 그에 대해 연구하면서 그를 존경하게 됐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시대를 초월하는 테마를 준다고 생각한다. 히틀러를 제거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개인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크리스토퍼, 브라이언과 함께 당시 시대 상황 특히 독일 레지스탕스에 대해서 많은 공부를 했다. ‘우리가 만약 당시의 레지스탕스였으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개인적으로도 슈타펜버그 대령에 몰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특히 가족에 대해 많이 생각하려 했다. 내게 가족은 가장 소중한 존재다. 그런 가족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뜻을 펼친 그가 존경스러웠다.
실제 슈타펜버그와 닮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의 실제 사진을 봤을 때 어땠나?
T.C. - 얼굴이 비슷하다는 의견이 처음부터 있었다. 나는 굉장히 닮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던데. 하지만 닮고 안 닮고를 떠나서 이 역할을 꼭 하고 싶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에서 제일 먼저 개봉하는 이유는?
B.S. - 자국 영화가 성공적으로 발전했을 뿐 아니라 해외 영화에게도 매력적인 아주 큰 영화 시장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화 시장으로 극 부상하고 있는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 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고 본다. 감독으로서 이 영화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이번 한국 방문은 개인적으로도 아주 큰 의미가 있는데 아버지께서 한국전에 참전하셨었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 간다고 말씀드렸을 때 아버지께서 굉장히 반가워하셨다.
액션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B.S. - 물론 액션 중심의 전쟁 영화와는 다르지만 액션도 꽤 등장한다. 특히 초반 톰의 비행 장면은 박진감 넘치지 않나. 그 장면에서 톰이 탄 비행기는 사건이 일어났던 그 당시의 것이다. 70년도 넘은 비행기라 안에 공간이 굉장히 협소해서 애로 사항도 많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같이 탈 수 없어 할 수 없이 내가 톰의 메이크업을 직접 해주기도 했다. 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하.
이번 방한을 통해 '친절한 톰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어떤가?
T.C. - 그 닉네임 정말 예쁘다!(so lovely) 닉네임을 지어주신데 대해 정말 감사하고 한국 팬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진다. 이번 방한 내내 한국 팬들이 보내준 사랑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원래 난 한국에 오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하하.
모두가 결말 알고 있는데 어떻게 서스펜스를 유지하고 끝맺음을 하려 했는지 궁금하다.
C.M. - 모두가 결말을 알고 있는 게 오히려 큰 자산이라고 본다. 비극적인 결말을 알기 때문에 관객들이 각 캐릭터에 더 집중하면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T.C. - 서스펜스 스릴러는 계속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렵다. 그런데 이 영화는 두 번, 세 번 봐도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훌륭한 연출이 만났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매 순간 매 순간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슈타펜버그 대령이 자신의 모자를 쓰고 장난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결단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렇게 감정 표현한 장면들이 층층이 모이면서 서스펜스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 영화가 5년, 10년 후에 봐도 흥미로운 영화이길 바란다.
<탑 건>때의 모습 그대로다.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B.S. - 나 역시 궁금하다!
T.C. - 글쎄... 잘 모르겠다. 운동도 하고 식단 조절도 하지만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일 하고 애들 돌보고 하느라 잠 잘 시간도 없어서...
C.M. - 너무 바빠서 나이들 시간조차 없는 거지!
T.C. - 하하. 맞다. 너무 바빠서 나이들 시간이 없는 거 같다.
파티에서 한국의 배우와 제작자들을 만났는데 어땠나?
T.C. - 정말 즐거웠다. 어느 나라건 영화 산업은 중요하다. 산업 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말이다. 서로 언어가 달라도 영화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지 않나. 한국의 탁월한 감독과 배우들과도 이런 교류를 통해 서로 격려하고 지원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B.S. -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독일의 영화인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에 와서도 한국의 영화인들과 만날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한국과도 공동 제작의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파티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보통 혼자 일하게 된다. 영화를 만드는 건 물론 공동 작업이지만 감독은 혼자서 생각하고 결정하고 해야하니 결국 외롭게 혼자서 일하는 거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여러 감독들을 만나 감독 대 감독으로서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