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영화 & 제대 후 첫 영화 |
계상 과장되지 않고 굉장히 사실적인 내용의 영화라 좋았어요. 다른 영화들은 큰 사건이 있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선택하게 되었어요. 하늘 저한텐 역할이 스물아홉 살이라는 게 의미가 컸어요. <청춘만화>에서는 대학생 역할이었고 좀 과장된 연기도 있었잖아요. 근데 이번 영화에서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다진이도 갖고 있어서 공감이 됐고, 다진이와 같은 나이인 지금 하지 않으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어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하면 의미가 없을 것 같은 영화였어요. 다진과 재영의 6년 연애, 공감 백배 하늘 재영이와 오랫동안 연애하면서 다진이가 느끼는 고민에 동감했죠.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남자들은 연애 초반보다 점점 무심해지잖아요. 물론 사랑하는 마음은 계속 있지만 여자친구를 너무 편하게 대하면서 상처를 주는 부분도 많거든요. 제가 다진이였어도 ‘이 남자가 나를 정말 사랑하는 걸까? 이렇게 오래 사귀었는데 결혼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겠죠. 계상 사랑할 때 애틋하고 설레고 하는 게 얼마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오래 사귀면 익숙함, 편안함 때문에 상대방에게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말 한마디도 따뜻하게 못하고…. 이 영화를 찍으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것도 많아요. ‘그때 내가 이렇게 해서 헤어졌구나. 그래서 사랑을 이루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남자가 문제야!” “여자는 왜 그래?” |
하늘 저는 다진과 재영이 서로 힘들어하는 후반부가 더 좋았어요. ‘오래 만나면서 서로에게 소홀해지면 이렇게 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고 할까? 이 영화를 보고 남자들이 많이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계상 여자들도 많이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하늘 근데 결국 남자한테 다 원인이 있어. 계상 너 그거 잘못된 생각이야. 내가 몇 번을 말했니? 하늘 물론 모든 남자들이 다 똑같은 건 아니지만 공통점이 있어요. 연애 초반에 잘 못하는 남자들은 보지를 못했어. 계상 그건 완전히 여자 입장에서 얘기하는 거야. 하늘 사실 여자는 처음부터 마음을 다 열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남자들은 먼저 마음을 열고 너무나 열정적으로 퍼부어주잖아요. 그래서 여자가 ‘아,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상대방한테 마음을 열고 둘 간의 합의점이 이루어지면 그 순간 남자는 변해요. 여자를 너무 편하게 대한다고요. 그럼 애초부터 그러지 말든가. 그런 작은 행동들이 여자한테는 계속 상처가 된다고요. 그래서 영화 속에서 다진이가 “네가 계속 그런 식으로 대하면 나 너무 상처받아”라는 의미가 담긴 액션을 계속 하거든요. 그런데도 남자는 “아, 몰라~” 이런 식이니까 계속 쌓이는 거죠. 계상 사랑은 열정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의 마음도 잘못된 거야. 하늘 그러니까 제가 이 영화를 찍고 느낀 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여전히 있으니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야겠다”였어요. 하지만 남자도 자기가 자꾸 이러면 여자는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알고 노력해야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의 기복이 심하면 안 좋다는 거죠. 처음과 끝이 거의 비슷하게 가야지. 조금 식더라도…. 계상 (고개만 끄덕끄덕) |
서먹한 분위기 술로 풀어 |
계상 처음 만났을 때는 진짜 서먹했어요. 하늘 씨가 낯을 많이 가리고 솔직히 저도 좀 그런 편이라. 하늘 전 상대 배우 처음 만나면 늘 서먹하고 어색해요. 근데 계상 씨 처음 만날 때는 완전히 다른 마음으로 갔거든요. 오래 사귄 연인으로 나오니까 실제로도 친해야 연기를 하니까. 그래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저는 굉장히 마음을 풀고 대했는데 계상 씨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으셨더라고요.(웃음) 예전 같았으면 시선도 안 마주치고 대화 자체를 별로 안 했는데 전 계상 씨랑 눈을 마주치고 무슨 얘기든 하려고 막 그랬는데. 계상 사실 눈을 안 마주쳤어요. 계속 딴 데를 보고 있었어요. 하늘 마주쳤어! 진짜 나는 최대한 열심히 눈을 마주친 거라고! 계상 그럼 어디를 보고 있었던 거야? 사시인가? 하늘 아우~ 진짜! 근데 그러다가 금방 친해졌어요. 계상 술 먹으면서 친해졌지. 같이 영화도 보고 그랬어요. 하늘 근데 뭐였는지 제목도 까먹었다. 브루스 윌리스 나오는 거였는데…. |
서른한 살이 되어 20대를 돌아보니 |
하늘 딱 스무 살이 되면서부터 일을 했어요. 후회할 일은 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살아와서 그런지 딱히 후회가 되는 건 거의 없어요. 일과 관련해서는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런 20대였던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봐도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근데 사랑에 관해서는 좀 아쉬워요. 전 연애를 길게 하는 스타일인데요, 막상 그때로 돌아가서 다시 하라고 했으면 똑같이 했을 거예요.(웃음) 솔직히 그건 제 성향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지나온 사랑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저번에 계상 씨랑도 얘기했는데 둘 다 20대에 너무 안 논 거죠. 좀 착실하게 보낸 거 같아요.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도 만나면서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계상 저도 스무 살 때부터 일을 했는데 그때는 내가 평생 뭘 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그냥 일을 시작했거든요. 하늘 나도 마찬가지야. 크크. 계상 근데 그렇게 10년 동안 해온 것들이 탄탄한 토대가 되어서 지금 제 일을 찾게 해준 거 같아요. 저도 일적으로는 조금의 후회나 아쉬움도 없어요. 근데 사랑은… 음… 저도 오래 사귀는 스타일인데 솔직히 죽을 만큼 사랑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게 맞는 줄 알고 열심히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 같고…. 사실 그때는 모든 게 다 불안했어요. 사랑을 택하자니 앞날이 걱정되고, 또 앞날을 고민하면서 사랑하는 사람한테도 충실하지 못하고… 그래서 뭐 하나 선택하지 못한 게 조금 후회가 되고, 지금 만약 사랑을 한다면 그렇게 안 할 자신이 있는 건 또 아닌데…. 그때 그렇게 한 사람을 미친 듯이 사랑했던 감정으로 다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청순 김하늘 vs 발랄 김하늘 |
하늘 사실 전작들에서의 코믹한 연기를 의도하고 한 건 아니고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한 거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청순한 모습만 보셔서 그런지 엄청난 이미지 변신을 했다고 생각하신 거 같아요. 솔직히 코믹한 연기가 하나도 어렵지 않았거든요. 계상 ‘그녀를 믿지 마세요!’가 딱 맞는 표현이라니까요.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속 모습이랑 똑같아요. 진짜 그게 딱 너야! 캐릭터 설정은 무슨… 그런 거 필요 없어. 하늘 음…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죠. 계상 두 가지 얼굴이 있는 거 같아요. 굉장히 밝은 모습이랑 반대로 굉장히 어두운 모습이랑. 하늘 한마디로 조울증? 크크. 요즘엔 조증이 심해졌어요. 하하. 저희 엄마가 저보고 “너 요즘 왜 그러니? 세상사는 게 행복하니?” 이러세요. |
서로에게 배운 점 |
하늘 저는 솔직한 편이라서 얼굴 표정에 감정이 정말 많이 드러나거든요.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불편한 자리에 가면 그런 감정이 얼굴에 너무 드러나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게 있어요. 그리고 감정 기복도 심해서 기분 좋을 때야 괜찮지만 안 그럴 때는 너무 다운이 되고. 근데 계상 씨는 그런 게 없어요. 자기 감정 상태에 상관없이 늘 상대를 배려하고 예의를 지키거든요. 어릴 때는 몰랐는데 이제 나이가 드니까 그럼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걸 많이 배웠죠. 계상 하늘 씨는 한번 생각한 건 끝까지 밀어붙이는 면이 있어요. 근데 저는 결정을 내려도 그거에 대해서 계속 걱정을 하거든요. 하늘 그거 정말 나쁜 거 아니에요? 그건 마음에 안 들어. 계상 근데 그거는 조심하는 거잖아요. 그 일이 잘못되었을 때 옆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되니까. 그래서 늘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힘든 점도 많은데 하늘 씨는 그런 게 없어서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게 있어요. ‘하늘이가 저렇게 마음먹고 한다면 맡겨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더라고요. 하늘 진짜? 크크. |
netizen Q&A |
실제로 6년 정도 사귄 경험이 있으신가요? 가장 오래 사귄 기간은? _shyellow23, ishskmj 외 다수 계상_저는 굉장히 오래 사귀는 스타일이거든요. 얘기를 해보니까 하늘 씨도 그렇더라고요. 가장 오랜 사귄 건 거의 6년 정도 되는 거 같아요. 하늘_음, 저도요. 계상_근데 지나고 나니까 그 기간이 절대 길게 느껴지지 않아요. 하늘_맞아요, 맞아. 절대 안 길어요. 그게 어릴 때여서 그랬나? 계상_어릴 때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거의 같이 큰 거죠. 윤계상 씨, 김하늘 씨랑 촬영하면서 ‘아, 정말 깬다’라고 생각 들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_stevering 계상_정말 많은데. 하늘_다 말해. 괜찮아. 계상_기분이 정말 좋으면 사람이 변해요. 막 뛰어다니고. 아, 이걸 어떻게 말해야 되지? 하늘_말을 해!(갑자기 버럭) 계상_그동안 보여졌던 청순하고 연약한 이미지하고는 좀 다르게 미친 사람처럼 막 뛰어다니고 몸을 가만두지를 못해요. 하늘_내가 언제!(아까보단 약한 버럭) 근데… 가끔 뛰어다니긴 해요. 크크. 계상_(마지못해) 어떨 땐 재미있어요.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니까. 김하늘 씨와 연기하는 남자 배우들은 모두 뜬다는 속설(?)이 있는데? _withej 하늘_아우~ 나는 그 질문이 제일 싫더라! 계상_나도 싫은데. 그럼 난 지금까지 전혀 안 뜬 거야? 그런가 봐. 아, 이거 기분 상하네.(웃음) 두 분 잘 어울리시는데 실제로 사귈 마음은 없으신가요? _heartsm, newliebe 외 다수 하늘_아니, 우리가 진짜 잘 어울리나? 도대체 왜 잘 어울린다는 거지? 계상_굉장히 기분 나빠하시네. 참 내, 나도 싫어요! 하늘_어머! 난 안 싫어. 넌 진짜 싫으니? 계상_아니, 좋… 죠. 하늘 씨 같은 여자친구라면…. 하늘_사실 난 싫은데. 크크. |
윤서현 기자 2008.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