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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빅기자들의 영화이야기/홍수경 기자

[CANNES 2008]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첫 공개

<쿵푸팬더>의 안젤리나 졸리(덤으로 브래드 피트), 더스틴 호프먼, 잭 블랙이 사라진 뒤, 어제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의 우디 앨런 감독과 페넬로페 크루즈 덕분에 칸 크로와제트 거리가 북적였다. 공동주연을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과 스칼렛 요한슨의 불참으로 기자회견이 조금 썰렁했지만, 기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할리우드 스타는 따로 있었다. 바로, 프랑스 시각으로 18일 오후 1시 처음으로 공개 상영(기자시사)을 가진 <인디아나 존스 4: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주인공들이다. 영화제 시작부터 크로와제트 거리 중심가에 있는 '캍튼 호텔' 입구에 화려한 홍보물을 설치한 <인디 4>는 어마어마한 마케팅 비용으로 먼저 주목을 끌었다. 어제는 기자들 대상으로 칵테일 파티를 열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해리슨 포드를 비롯한 주연배우들이 잠깐씩 들러 인사의 말을 전했다.

기자시사회 시작 전, 국적이 제각각인 기자들이 너무도 유명한 <인디아나 존스> 테마(빰빠바밤 빰빠밤~)을 '떼창'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대개의 기자시사는 절대 흥겹지 않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Hound Dog'이 울려퍼지며 청춘남녀들이 탄 자동차가 네바다 초원을 가른다. 때는 1957년. 러시아 비밀군대에 포로로 잡힌 인디아나 존스가 땅에 떨어진 모자를 주우며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앞에 보이는 건물은 미국이 비밀리에 무기 테스트를 행하는 부대. 그곳에 러시아 비밀 군대가 찾는 '무언가'가 있고, 그걸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인디아나 존스뿐이다. 해리슨 포드 못지 않게 처음부터 강하게 시선을 끄는 캐릭터는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하는 러시아 장교(이자 과학자) 이리나 스팔코다. 빈틈없는 단발머리에 회색군복을 걸친 그녀는 때때로 인디아나 존스 앞에서 '갈라드리엘 파워'를 발산한다.
인디아나 존스와 '이래저래' 엮여버리는 샤이아 라보프도 히든 카드. <그리스>의 존 트라볼타 스타일로 한껏 멋부리고 틈틈이 머리를 빗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디> 팬만 알 수 있는 추억속의 배우도 한 분 등장한다. <레이더스>의 마리온이 인디아나 존스와 재회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준다.

<인디 4>는 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하듯 쉴 새 없이 액션을 쏟아붓는다. 그러나 이 액션은 심할 정도로 '고전적'이다. 제작을 맡은 조지 루카스는  "<인디 4>의 액션과 유머는 이전 시리즈와 똑같다"고 말했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를 한마디로 "올드스쿨"이라 정리했다. 그는 <본 아이텐티티> 시리즈를 좋아하고 <카지노 로얄>이 007을 새로운 단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지만, <인디 4>가 그런 새로움을 의도한 영화는 아니라고 말했다. 일단 <인디 4>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뜻깊은 유년시절을 보낸 팬들을 위한 영화인 것이다.

오후 7시에는 <인디 4> 공식상영이 진행되었고 배우들이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디아나 존스의 모자를 쓴 팬들이 크로와제트에 모여 존스 패밀리를 열렬하게 환영했다(아직 그 모자를 어디서 파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인디 4>는 5월의 가장 강력한 블록버스터로 떠오르고 있지만, '추억'이상의 것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사실 너무 '올드스쿨'이라 자신이 봤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재평가하게될지도 모른다. 세계의 보물을 'take(or get)'하지 않고 'return'하려는 태도로 변화했지만,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기자회견 때 영화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오갔다. 물론 루카스와 스필버그는 "역사는 단지 세팅일 뿐. 즐겨주삼"이라고 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프레스룸에선 여전히 누군가가 영화의 테마송을 흥얼거리고 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의 유년 시절에 인디아나 존스가 공통적으로 버티고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p.s 자 이제 <동사서독 리덕스> 보러 고고씽. 리포트는 가끔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