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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빅기자들의 영화이야기/남은경 기자

<마담B의 살롱> 이슬기 PD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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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최재윤 PD와 이슬기 PD를 함께 만나고 싶었다. 음악을 사랑해서 m.net에 들어왔다는 그들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자리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m.net 특집 프로그램 <20's Choice>를 준비하던 이슬기 PD가 인터뷰 당일 쓰러져버린 거다. 다행히 이후에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긴 했지만, 못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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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B의 살롱> 이슬기 PD

프로그램은 언제 시작했나?
3월 마지막주 정도에 시작했던 것 같다. 한 5개월 정도 됐다.

김윤아의 출산 후 복귀작이라서 화제가 됐던 기억이 난다. 원래 그런 콘셉트의 라이브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나?
음악이 좋아서 m.net에 들어오긴 했는데 그동안 계속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라이브 프로그램을 하라고 하니까 좀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작해서 아쉬운 부분도 많다.

<아찔한 소개팅> 시리즈를 연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걸 계속 하면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라이브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았지.

그래도 무대가 굉장히 작고 살롱 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독특하더라.
<윤도현의 러브레터>는 장수 프로그램이고, <김정은의 초콜릿>은 우리가 생각했던 콘셉트와 비슷해서 굉장히 놀랐고. 지상파에 비해 케이블은 제작비 문제가 심각한 편인데, 우리가 가난해 보이는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 바에는 아예 규모를 작게 하고 소통을 강조해야 차별화할 수 있겠다고 봤다. 이 프로그램을 만들 때 음악사업부나 포털본부와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 그래서 음악사업부에서 우리 음악을 받아서 믹싱을 해주기도 하고, 포털에서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하기도 하고. 그렇게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또 우리 프로그램의 스태프들은 전부 여자다. MC, PD, 작가 등 전부. 여자들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했는데 다행히 그런 점이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나고 사람들도 그걸 알아주는 것 같다.

MC 캐스팅이 절묘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만약 MC가 김윤아가 아니었다면 프로그램이나 세트의 느낌이 완전히 달라졌을 거다. 프로그램 제목도 윤아 언니가 지은 거고. 윤아 언니가 육아 때문에 굉장히 바쁜데도 일일이 상의를 해가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MC에 맞춰서 프로그램 콘셉트를 잡은 거지. 초반에 우리가 지적이고 문화적인 허세를 떨었던 적이 있다. 진짜로 살롱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소설가 장정일의 문장을 인용하는 식으로. 그런데 그녀가 멘트를 하니까 굉장히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더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라이브라 하더라도 최근에 활동하는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하는 수준인데, <마담 B의 살롱>의 경우 테마를 잡았다는 점도 새로웠다.
우리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뭔가 다른 게 있어야 했다. 우리가 편집이나 세트를 다르게 해도 시청자들은 눈치 채지 못하지만, 테마가 있으면 차이점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윤아 언니가 진행하는데도 훨씬 수월하고. 이야깃거리가 있으니까 가수들도 편하게 생각하고. 직접 가수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부르고 싶은 노래가 툭툭 튀어나온다. 그러다 보면 점점 재미있어지고. 나는 가수들에게 지상파에서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노래 다 부르라고 한다. 넬은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6분 가량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원래 음악을 좋아했나?
부모님이 음악을 좋아했다. 클래식기타를 배우다가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서 전자기타의 세계로 들어간 거지.

음악 프로그램을 해서 행복한 적도 많겠다.
좋은 게 정말 많다. 특히 가수와 음악 이야기 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공연 전날 같이 리허설을 하는데 밴드와 가수와 제가 함께 이야기하고 노는 게 즐겁다.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

음악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많이 들었다. 음악과 토크와 짧은 영상물이 한꺼번에 나오니까.
그래서 시간이 좀 부족하다. 좀 길면 좋을 텐데. 편집하다 보면 너무 아까운 게 많다. 가수들이 CD를 가져와서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듣기도 하는데, 그런 걸 통째로 살릴 수가 없다. 음악은 나누는 힘이 정말 크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많으면 좋을 텐데.

중간에 인터뷰컷이 삽입되고 토크도 길어서 음악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봤으면 정확하게 본 거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라이브멘터리]라는 말을 만들었다. 라이브와 다큐멘터리가 같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그래서 기획 단계에선 다큐멘터리 분량이 훨씬 더 길었는데 라이브 프로그램이니까 일단 음악을 소화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게스트 수를 줄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노래를 안 자른다. 완창을 하다 보니 노래 한 곡당 4~5분 이상 걸린다. 명색이 음악 PD인데 노래를 자르라는 말을 못하겠는 거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좋은 것 같다. 방송에서 완곡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가수들이 좋아하겠다.
빅뱅의 태양도 우리 프로그램이 너무 좋다고 하는 거다. 작은 공간에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노래하면 너무 떨리고 좋다고 하더라.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에 신경이 많이 쓰일 것 같다.
PD는 가수나 오디오 엔지니어가 아니라서 그만큼 예민하게 맞추질 못하지 않나. 그래서 음악사업부에 도움을 요청해서 가수가 원하는 사운드를 완벽하게 맞추려고 노력한다. 믹싱을 할 때도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진짜 CD로 듣는 것처럼 드라이하게 한다. 어떤 가수들은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나서 당혹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는데, 목소리나 악기 소리가 하나 하나 다 잘 들릴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런데 TV 스피커로 들으면 티가 안 나서 속상하다. 홈시어터로 보면 좋은데.

m.net에서 라이브 프로그램 두 개를 동시에 편성했던 게 의외였다.
사실 <Street Sound Take 1> 같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먼저 기본이 되는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 거 같아서. 나도 <Street Sound Take 1>을 재미있게 보고 있고. <Street Sound Take 1>은 진화된 라이브 프로그램의 첫 번째 사례인 것 같다. <마담 B의 살롱>은 라이브 프로그램의 틀 안에서 조금 독특한 시도를 한 정도지만, <Street Sound Take 1>은 그 틀을 벗어난 것 같아서.

인디가수와 아이돌, 중견가수가 함께 출연하는 걸 보면 출연 가수 스펙트럼도 넓은 것 같다.
라이브 프로그램에는 아이돌 접근 금지라는 인식이 좀 있지 않나. 그렇다고 아이돌이라고 해서 노래를 다 못하는 건 아니다. 동방신기나 빅뱅이 노래하는 걸 들으면 깜짝 놀란다. 처음엔 오기 같은 것도 생겼다. 내 프로그램에서 아이돌도 노래 잘하는 걸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편견 없이 가수들을 대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거지. 그래서 초반에 아이돌 가수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그런데 이제는 다 한 것 같고 보여줄 수 있을 만큼 다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는 아이돌이 거의 출연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제는 2차 목적을 향해 달려야지. TV에 잘 나오진 않지만 실력 있는 가수의 노래를 소개해주겠다는 거.

B 사이드 음악을 소개한다는 의도 때문에 非타이틀곡이 많이 나오더라.
그래서 가수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처음엔 타이틀곡을 아예 안 하고 싶었다. 타이틀곡은 너무 많이 나오니까. 사실 가수들이 진짜 좋아하는 노래는 B 사이드에 있는 것들이다. 타이틀곡은 상업적인 목적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가수들이 {사실 이 노래를 정말 밀고 싶었는데…}하면서 말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나는 어릴 때부터 타이틀곡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익스트림인데, 그 중에서도 B 사이드 트랙을 좋아했다. 예전에는 음반을 사서 들으니까 그런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요즘엔 음원 시장이라 우연히 발견하는 B 사이드 트랙이 없는 거다. 그래서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새로운 노래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지.

섭외에 성공해서 보람 있었던 때도 많았겠다.
제일 생각나는 건 이상은 씨. 처음에 섭외할 때는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다음날 바로 전화해서 나오겠다고 하시는 거다. 그때 콘셉트가 피아노였는데 노래 세 곡을 모두 피아노로 편곡해서 가져오셨다. 리허설이 지연돼서 계속 기다리시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대해주시고. 개인적으로 피아니스트 임동혁 씨를 좋아하는데 디토 때문에 나오셨을 때도 좋았고. 세계적인 뮤지션인데도 무대가 너무 작아서 죄송하기도 했고. (웃음) 솔직히 방송에서 클래식 공연을 더 많이 보여주면 좋을 텐데 시청자들이 가사 없는 음악을 듣는 걸 좀 힘들어 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 아, 그리고 김광진 씨. 어릴 때부터 김광진 씨를 무척 좋아했는데 어느 날 김광진 씨 매니저에게 전화가 온 거다. 김광진 씨가 우리 프로그램을 보고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워낙 바쁜 뮤지션이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는데, 정말 기뻤지.

프로그램에서 토크 할 때는 라디오 같은 분위기도 나더라.
그게 무대에서 할 때는 라디오 같은 느낌이 좀 덜하고 관객석에 내려와서 이야기를 하면 그런 분위기가 더 난다. 웬만하면 관객석에서 토크를 하고 싶은데 관객들이 카메라를 피해서…. (웃음) 우리가 토크를 많이 하는 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토크를 30분씩 한다. 시간 때문에 편집하는 게 많지.

토크에서 공식 접대용 멘트가 나오질 않아서 좋더라.
나도 틀에 짜인 멘트를 하는 게 싫다. 윤아 언니도 그런 얘기를 하면 민망해서 이야기를 돌려 버린다. (웃음)

앞으로 인디가수들이 많이 나올 예정인가?
점점 많이 나올 것 같다. 프로그램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평소 듣지 못했던 음악들을 많이 소개하고 싶다. 인디가수들 중에서는 우선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팀들을 먼저 출연시키려 하고. 또 정말 하고 싶은 건 대선배가수와 까마득한 후배가수가 함께 하는 무대다. 예를 들어 가수 김현철과 윤하가 나란히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보고 싶다. 그런데 무대가 너무 협소해서 못하고 있지. (웃음) 또 개인적으로 서태지를 열렬하게 좋아하진 않았지만 어쿠스틱하게 편집한 서태지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따뜻한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다고 할까?

평소에도 인디신 노래를 많이 들으러 다니는 편인가?
그렇지,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롤링스톤즈나 프리버드에 놀러 다니면서 많이 들으러 다녔다. 인디음악 좋아하는 사람들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내가 리허설하면서 정말 감탄했던 팀이 있었는데, 골든팝스라는 인디밴드다.

촬영하면서 힘든 때는 없나?
매니저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니까 뮤지션과 나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정말 좋아하는 가수와의 사이에 그런 문제가 생기면 가슴이 아프지.

케이블에서 라이브 프로그램을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이점도 있나?
선배들이 항상 지상파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시도해 보라는 말을 많이 한다. 라이브 프로그램을 하게 됐을 때 막막해 하고 있으니까 선배들이 라이브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을 한다고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하더라. 그런 틀을 벗어나라는 거지. 노래가 들어가는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이러면서.

사실 라이브 무대를 원하는 시청자들은 굉장히 많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운로드해서 보는 시청자들이 너무 많다. TV로 본방 사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이 지켜주지 않으면 없어질 수밖에 없는 거다. MBC <수요예술무대>도 그렇고. 가수들 음반을 논하기 전에 먼저 CD를 사서 들어줬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애정을 갖고 대해주면 발전이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정말 [지못미]가 될지도 모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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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Street Sound Take 1>과 <마담B의 살롱>은 오래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들이다. 너무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말 좋은 음악을 우리는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음악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런 라이브 프로그램들이다.